홈
미각상식
미각에 대한 상식

미각에 대한 상식

Q1. 고양이는 단맛을 못느낀다?
A. 맞습니다. 사람과 다르게 고양이는 설탕이나 과당 등, 단맛 물질을 감지하는 수용체단백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고양이는 단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이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거꾸로 자이언트 판다의 경우 감칠맛을 느끼는 수용체단백이 약 2~7백만년 전 소실되어서 육식을 했던 그들의 선조들과 다르게 채식을 하도록 진화하였습니다. 이처럼 동물의 종마다 느낄 수 있는 맛의 종류가 상이하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잘 밝혀진 사실입니다.
Q2. 감기가 걸려 코가 막히면 맛이 잘 안 느껴져요.
A. 맞습니다. 구강에서 느껴지는 기본 맛(단맛, 쓴맛, 신맛, 짠맛, 감칠맛)은 음식섭취와 동시에 느껴지는 다른 감각(시각, 후각, 촉각, 온도감각 등)과 결합되어 두뇌에서 “풍미”로 인지됩니다.
예를 들면 같은 농도와 같은 종류의 맛물질이 섞여있는 바나나향 우유와 딸기 향 우유는 코를 막고 그 맛이 거의 유사하지만, 코를 막지 않고 냄새를 맡으면서 맛보게 되면 완전히 다른 음식으로 인지됩니다.
이는 미각이 아닌 다른 감각, 후각이 미각 인지에 대해 끼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Q3. 음식의 굳기가 맛에 영향을 준다?
A. 맞습니다. 저희 연구진은 음식의 경도가 단맛인지에 미치는 영향을 초파리를 이용해 조사한바 있습니다. 음식의 경도가 딱딱해질수록 단맛인지반응이 감소하므로 초파리가 싫어하는 행동반응을 보입니다. 이는 음식의 경도가 촉각세포에 의해 감지되고 활성화된 촉각신경정보가 단맛세포의 반응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기 때문입니다.
Q4. 설탕물보다 같은 농도의 설탕이 포함된 커피가 덜 달게 느껴져요.
A. 맞습니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 등의 많은 쓴맛 물질들은 설탕이나 포도당 등 단맛물질의 감지를 방해하는 작용을 보입니다.
저희 연구진을 포함한 몇몇 과학자들은 단맛물질을 단독으로 부여할 때보다 쓴맛물질과 단맛물질을 섞어주었을 때에 단맛을 담당하는 세포의 반응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맛-맛 상호작용은 단맛과 쓴맛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수박이나 팥빙수를 먹을 때 소금을 뿌려먹으면 더 단맛이 나는데 이러한 현상 또한 맛-맛 상호작용에 의한 것입니다.
Q5. 나이들면 입맛이 바뀐다?
A. 맞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미각이 둔해지는데에는 여러 요인이 존재합니다. 맛을 인지하는 최소의 단위인 미뢰는 나이가 들면서 그 개수가 감소합니다. 노화에 의한 후각이상은 미각이상의 주요 원인입니다.
또한 맛물질이 미뢰에 닿기 위해서는 타액에 용해되어야 하는데 나이가 듦에 따라 타액분비가 감소하는 것 역시 노화에 의해 미각을 변화시키는 원인입니다.
Q6. 찌개가 식으면 더 짜요
A. 맞습니다. 짠맛을 감지하는 ENaC 단백은 뜨거운 온도에서보다 시원한 온도에서 더욱 잘 작동합니다. 그러므로 같은 농도의 소금물을 맛보더라도 뜨거울 때보다 시원할 때 더 짜게 느끼게 됩니다. 거꾸로 단맛, 쓴맛, 감칠맛을 느끼는데 중요한 TRPM5는 따뜻한 온도에서 더욱 잘 작동하므로 같은 농도의 단맛, 쓴맛, 감칠맛 물질을 맛보더라도 따뜻할 때 더 잘 느껴집니다.
Q7. 혀지도
혀지도는 혀의 부분에 따라 느끼는 맛이 구분되어 있다라고 흔히 잘못 알려진 개념입니다. 예를 들면 혀의 측면 부위는 짠맛, 신맛 만을 담당하고 혀의 끝은 단맛, 혀의 뿌리는 쓴맛 만을 담당한다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는 심리학자 Edwin G, Boring이 1901년 발표된 Zuk Psychophysik des Geschmackssinnes라는 독일어 논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논문에 삽입된 그림을 잘못 이해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입니다. 이후에 많은 과학자들이 혀지도의 개념을 반박하는 근거들을 제시하면서 정정되었으나 아직까지도 잘못 알려진 사실이 더 널리 알려진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모든 맛은 미뢰가 존재하는 혀의 모든 부분에서부터 느껴집니다.
다만 각 부분이 보다 각 맛에 대해 갖는 민감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Q8. 매운맛, 느끼한 맛은 맛인가요?
맛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1) 맛물질을 감지하는 수용체가 존재할 것,
(2) 미뢰가 맛물질에 대한 반응이 있을 것,
(3) 맛물질에 반응하는 신경세포에 의해 감각정보가 전달됨.

이에 따르면 매운맛은 맛이 아니라 통각입니다.
우리 한국인이 흔히 생각하는 고추에 의한 매운맛(캡사이신)은 뜨거운 감각을 느끼게 하는 화학물질입니다. 고추겨자(와사비)나 멘솔에 의한 매운맛은 시원하거나 차가운 감각을 느끼게 하는 화학물질입니다. 혀에는 미뢰뿐만 아니라 온도감각이나 통각, 촉각 등을 느낄 수 있는 감각신경들이 존재하고 매운맛을 일으키는 화학물질들은 미뢰가 아닌 다른 구조물에 의해서 감지되므로 맛이 아닙니다.
반면, 기름기있는 음식으로부터 느껴지는 느끼한 맛(지방맛)은 학자들간의 이견이 있습니다. 지방을 감지하는 수용체가 밝혀지고 있고, 맛신경세포가 지방에 반응을 보인다는 보고가 존재합니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지방맛은 새로운 맛의 유력한 후보자입니다.
Q9. 혀에서만 맛을 느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맛을 느낄 수 있는 최소의 단위인 미뢰는 주로 혀에 분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입천장 점막에도 상당수의 미뢰가 존재합니다.
놀랍게도 혀보다 입천장이 단맛물질, 감칠맛물질 자극에 더 민감합니다. 후두덮개나 인두 등 위장관계의 전방부에도 미뢰가 존재하고, 어린 아이의 경우 입술이나 볼점막 등에서도 미뢰가 발견됩니다.

미뢰에만 맛수용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기도점막의 섬모세포에는 쓴맛물질의 수용체가 발현하여 기관지확장을 일으킬 수 있고 소장의 장내분비세포에는 단맛물질의 수용체가 발현하여 Ghrelin 등의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미뢰가 아닌 다른 조직에서 발현하는 맛수용체는 맛감각인지에는 관계하지 않지만 다양한 생리현상을 매개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Q10. 냄새를 못맡으면 맛도 못느낀다.
A. 맞습니다. 후각이 저하된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미각 인지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 센터에서도 미각과 후각 장애를 호소하는 472명의 환자를 조사했는데 냄새와 미각을 동시에 못 느끼는 사람이 48% 해당하였고, 후각 소실만을 호소하는 환자는 30%가 있었지만 미각 상실만 호소하는 경우는 9%에 불과하였습니다. 저희 센터에서는 이러한 미각과 후각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하여 다양한 모델 동물을 이용한 기전연구와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11. 약물복용으로 미각이 변할 수도 있나요?
A. 맞습니다. 우리가 여러가지 질환의 증상을 조절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약물들은 때때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약물에 의한 부작용으로서 미각이 변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고혈압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 중 일부는 혀에서 금속맛을 느껴지게 하거나 떫은 맛이나 쓴 맛이 느껴지는 미각이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고지혈증약, 항우울제, 항불안제, 항생제등도 종종 부작용으로서 미각이상을 나타냅니다.
Q12. 미각이 이상할 때에는 어떠한 검사들을 하게 되나요?
미각의 이상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용액을 이용하는 기본적인 미각 (단맛, 신맛, 쓴맛, 짠맛)에 대한 민감도검사, 전기자극을 이용한 미각검사 등 맛을 느끼는 감각기능에 대한 검사 외에도, 미각과 관련되는 타액(침)의 분비율 검사, 미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신질환 또는 영양소에 대한 혈액검사, 그리고 미각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후각에 대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Q13. 미각장애란?
미각 장애는 미각이 상실된 상태인 미각 소실, 정상보다 감소된 상태인 미각 감퇴, 정상과 다르게 맛을 느끼는 이상 미각과, 정상 보다 증가된 미각 과민이 있습니다. 미각 장애의 주 증상으로는 맛을 전혀 못 느끼거나 다른 맛으로 느끼고 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일부에서는 후각 감소를 같이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각 장애는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되며 미각 장애를 유발하는 약물을 중단하거나 비타민 무기질 등을 섭취함으로써 원인 교정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타액대용품을 사용하여 구강 건조증을 개선 시킬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풍미를 증진 시킬 수 있도록 음식 섭취 방법을 교육하고 조미료 사용을 줄여 미각 회복에 도움을 줄여줄 수 있다고 알려집니다.